남궁현 사는 법

마음만은 홀... 쭉하다.

남궁Namgung 2012. 7. 24. 11:54



이제 7월도 기울어 간다. 자주 되뇌이기는 했지만, 그럴때마다 놀라운 것은, 그렇게 길게만 느껴졌던 3개월여의 여름 방학이 이제 한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놀라움을 매 여름마다 경험하고 있으니, 충격에 무딘 나의 무덤함도 놀랍다. 


날이 빨리 간 것도 안타까운데, 요즘 날씨가 다시 화씨로 세자리수를 넘는 기온을 보이고 있다. 섭씨로 따지면 40도가 넘는 날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 것인데, 그래서 바깥 활동이 제한된 것이 올 여름에 며칠째인지 모른다. 나야 집에 있는 것이 제일 시원하고, 제일 편하고, 제일 유익한 것 같기는 한데, 특별한 일 없이 하루 하루를 보내야 하는 저 에너지 넘치는 유빈이와 혜빈이를 보면 가끔 안쓰럽기도 하다. 


특히, 혜빈이는 며칠 전부터 아토피 증상이 다시 재발되어서 고생하고 있다. 1년에 한두번 다리와 얼굴에 진물이 나올 정도로 고생을 하다가 약을 먹은 후에 가라앉고는 했는데, 올해도 다시 비슷한 증상이 재발되었다. 다행 올해는 가까이 계신 전문의 선생님께서 미리 살펴 주셔서 진물이 나오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아서 다행이다. 엊그제는 얼굴이 알아 보기 어려울 정도로 퉁퉁 부어서 보기가 무척 속상하고 미안했는데, 다행 오늘 아침부터는 많이 좋아져서 거의 예전 얼굴과 피부로 돌아 온 듯 싶다. 


<American Girl 시청 중. 지금 수일째 사달라고 조르고 있고 반드시 "투쟁"이 성공할 것으로 믿고 있는데, 

이를 어찌 해결해야 하는가...>


여자애라 그런지, 제 얼굴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학교도 가려고 하지 않고, 밖에도 가려고 하지 않는데, 얼굴이 많이 부었을 때는 얼마나 놀랐을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며칠간 집에 있으면서 왠만하면 컴퓨터를 하게 해 주었더니, 요즘 입에 달고 사는 "American Girl" 사이트를 들러 모든 내용을 섭렵하고 있다. 유튜브에 가서는 다른 미국애들이 어메리컨 걸 인형을 갖고 만들어 놓은 각종 동영상을 보면서 부러운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데... 


인형 하나에 100불이고, 그 인형에 입히는 옷도 30-40불씩 하는데, 아무리 갖고 싶어도 그런 것을 (사주는 능력은 별론으로 하고) 내가 사줘야 하는가에 대해서 무척 회의적인 생각이다. 아까도 저녁을 먹는데, (잔고가 100불이 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내 카드에 돈이 얼마나 있냐고 묻는데, 도대체 이런 경우에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 지 혼란스럽다. (그래도 이런 혼란은 항상 제 엄마한테 맡기면 현명하게 해결된다!)





최근 또 다른 이슈는 나의 몸무게다. 내 기억에 고1부터 대학 졸업때까지 65킬로 그램에서 1-2킬로그램을 크게 벗어나 본 적이 없는 것이 나의 몸무게였었고, 그 후 결혼 후에도 75킬로그램 정도가 나의 최대치라고 생각하고 지내왔었다. 


<치명적인 개인 정보이기에 정확한 몸무게는 삭제. 발가락도 못생겼기 때문에 지지직 처리>


엊그제 귀국하시는 분이 이곳에 사는 다른 가족에게 빌린 체중계를 돌려 줄 것을 부탁해서 집 마루에 며칠 놔두었었다. 그냥 심심하기에 애들과 올라가서 몸무게를 쟀는데... 이런... 나의 생각보다 큰 숫자를 보여주고 있다. 옷을 좀 더 입고 있었으니, 혹은 저녁을 먹고 쟀으니 그랬거니... 생각했는데, 2-3일 동안 재는 몸무게가 크게 변동이 없다. 


아... 그동안 간단히 운동을 한다고 흉내를 냈었는데,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이 분명하다. 과신한 것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몸무게가 지속적으로 늘 정도로 마구 먹거나, 가만 앉아있기만 한 생활을 선호한 것은 아닌데... 뭔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듯 싶다. 


그래서, 벽장 구석에 들어 가 있던 우리집 체중계를 꺼내 놓았다. 눈에 보이는 곳에 계속 두고, 계속 몸무게를 재면서 살아야 조금이라도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무엇보다도 어떤 식으로 늘거나 주는지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 가장 필요한 것 같고...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홀...쭉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지만 (누가 신비한 능력으로 보내준다면 싫은 척 하고 돌아가고...), 나도 어쩔 수 없이 건강에 대해서 계속 관심을 갖게 되는 (거의) 40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