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지나면 찰나일 것...

남궁Namgung 2012. 1. 23. 08:06


한국에서는 설날이겠다. 나이가 들어서 싫은 것(?) 중의 하나는, 이런 명절이 되면 즐겁고 신나기 보다는 뭔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리고 빨리 "일"을 치르고 집에 가서 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타국에 있으니, 그런 분위기를 느낄 일도 없으니, 좋게 생각해야 하는지, 섭섭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매일이 그러시겠지만, 이번 설날에도 어머니와 장모님은 당신 아들 며느리, 사위 딸이 제대로 된 떡국을 못먹는다고 눈에 밟혀 하실 것이다. 평생이 불효였겠지만, 이런 때가 되면 더더욱 죄송스럽다. 우리가 나와 있느라, 그 빈자리 몫을 하시는 형과 형수님한테도 항상 죄송스럽고... 




오후에 다시 St. Louis Bread Company라는 곳에 와서 책을 몇자 보고, 글을 몇자 썼다. 오늘은 내가 좀 늦게 와서 그런지, 체스를 두던 할아버지들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 일찍 오셨다가 일찍들 가셨나... 두시가 조금 넘어서 왔으니, 점심시간도 지나 한가해서 좋다. 좀 있으면 또 저녁 먹으러 사람들이 좀 모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 전에 따뜻한 집으로 가야지. 


오늘도 이번 주에 두번 하는 강의자료를 다듬고, 파워포인트 애니매이션을 손 좀 보고, 할 얘기도 다시 정리좀 했다. 다행 지금까지 두번에 걸친 수업에서 큰 "불상사(?)"는 없었다. 나의 정직한 영어에 당황들했겠지만, 아직 거칠게(!) 항의하는 친구들도 없고, 어쩌다가 나의 어메리칸 스타일 유머에 웃어주는 친구들도 한둘 있었으니, 처음치고는 아주 나쁘지는 않은 듯 싶다. 무엇보다, 다른 이전 발표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저런 사진과 영상물을 이용해서 강의하고 있으니, 내 말귀를 못알아 듣는 애들은 적어도 사진이나 동영상은 즐길 수 있을 것이고. 


참으로 많은 시간 투자를 해야 하지만, 조금씩 준비하면서 예전에 읽었던 것을 다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느낌이 들어서 유익한 면도 많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고, 무엇보다 인터넷에서 사진이나 영상물을 찾으면서, 다음에 혹시 강의를 더 많이 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 자료를 활용해야 할지 스스로 배우는 면도 있고. 


이제 두번 했고, 갈길이 멀지만 다시 지나고 보면 순간처럼 짧게 느껴질 시간들... 


다시 한 주가 시작된다... 




<어제 가족과 같이 다니는 교회에서 저녁에 모임이 있어서 다녀왔다. 

헤어지면서 교회 주차장을 찍어 봤다. 왜일까... 요즘에는 명확하게 잘 찍힌 사진도 좋지만, 

약간 흔들리거나, 흐리거나 좀 멍... 하게 나온 사진들이 더 정감간다. 요즘 이렇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