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그로부터 3년 후...

남궁Namgung 2011. 8. 1. 10:35

 

이네들은 왜 화씨 (F)를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일기예보에서 화씨로 세자리숫자, 즉 100도가 넘게 된다는 날이면 정말 엄청 덥다는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섭씨로 38도 정도이니, 과장도 아니다. 이런 날씨가 벌써 며칠째 계속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앞뒷뜰 잔디 (혹은 풀)밭에서 조금씩 말라 비틀어지는 부분들이 보이고 있는데,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인 듯, 운전을 하다가 보면 앞뜰에 누릇누릇한 부분을 보이는 집들이 꽤 된다. 지난 주중에는, 자다가 하도 더워서 잠결에 일어나 에어컨을 켜 놓고 자기도 했었고, 낮에도 에어컨을 켜 놓는 시간이 그렇지 않은 시간보다 더 많다.

 

기상학적으로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일기예보 사이트를 보니 앞으로의 10일도 최고기온이 거의 34도에서 38도를 오르락 내리락 할 것으로 보이니, 제대로 여름 더위를 맞고 있다.

 

 

 

 

이런 무더위 속에서 8월도 찾아 왔다. 5월 중순에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으니, 거의 두달 반을 보낸 셈이고, 새로운 학기까지는 약 3주 정도 남아 있다. 어렸을 적에도 개학이 가까우면, 밀린 일기장에 날씨를 "추측"하면서 쓰고, 해 놓지 않은 탐구생활도 바삐 풀고, 이런 저런 방학숙제도 벅차게 했던 것 같은데, 강산을 두번 더 흘려 보낸 지금도 그 버릇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역시 신분은 그 사람의 생각과 행위를 많이 좌우하는 듯 하다.

 

특별한 숙제는 없지만, 올해 내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올 초부터 결심한 나의 과제가 그리 큰 진도를 나가지는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8월을 맞이 하는 기분이 홀가분할리 전혀 없다. 어제도 토요일을 무위로 보낸 그 허무함에, 저녁에 혼자 인근 맥도날드에 가서 2불짜리 시원한 음료를 시키고 책을 읽다 왔는데, "왜 평소에 열심히 하지 않고, 꼭 주말, 방학 말기에 이렇게 맘이 바쁘게 사는겨???" 하고 스스로에게 책망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학생의 자세가 아니겠지???

 

어찌되었든, 시간은 쭉 흘러가고 있지만, 그 시간에 우리가 부여한 상징에 크게 좌우되는 것은 나 뿐 아니리라 스스로 위로시킨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려고 하고 있으니, 그만해도 다행이다!!!??? 새로운 학기 시작까지 남은 기간도 그리 적은 시간은 않으니, 잘 관리해서 새 학기가 시작되어서도 나의 "작업"이 유연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해 보리라.

 

 


 

이 곳에 온지도 만 3년이 넘었다. 세인트루이스 공항에 도착한 것이 2008년 7월 23일이었다. 모든 것이 어리버리하고, 신기하고, 생소하던 것이 바로 그때였는데, 이제는 처음 오는 분이 있으면 아는체(?) 하면서 이런 저런 조언을 하고 있으니, 그래도 다행인가? 아무튼, 다니던 "회사"에도 추가로 2년 더 휴직을 연장했다. 행정적인 절차 때문에 2년으로 정한 것이지, 꼭 그 기간 내에 내가 공부하는 것을 마쳐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 기간을 넘으면 큰 일이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과정을 끝내고 싶은 것은 항상 갖고 있는 계획이다.

 

더구나, 이제부터는 나의 노력 여부에 따라 과정을 빨리, 혹은 늦게도 끝낼 수 있으니, 지금부터 발생하는 모든 일들에 대해서는 오로지 나 스스로만 탓할 수 있기도 하다.

 

8월이다. 2011년이다. 내 나이, 만으로 서른 일곱이다. 남은 올해가 더 흥미진진해 지고, 더 재밌어지도록 내가 관리 잘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