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현 사는 법

Chicago - 3일차

남궁Namgung 2010. 7. 20. 11:44

 

인터넷 자료를 보니, 시카고가 끼고 있는 미시간 호에는 33개의 비치 (beach)가 있다고 한다 (영어로 "비치"라고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다른 말을 생각해 내기가 쉽지 않다. "해수욕장"이라고 처음에 썼었는데, 생각해 보니 "해수"는 바닷물 아니던가! 너무 넓어 저기에서도 계속 "바닷물"이니 "해수욕장"이니 하면서 불렀는데, 맞는 말이 아니다).

 

그러지 않아도, 애들을 데리고 호수 주위에 난 도로를 달리다 보니조금씩만 지나면 호수 곁으로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을 하고 있는 모습이 쉽게 보였다. 시카고에 비치가 좋다는 얘기를 주위 분들에게 듣기는 했지만, 어디를 가야할지는 미리 생각하지 못했는데, 가 보니 그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었다. 그저 해변가 도로를 달리다가 옆으로 백사장이 보일 때 그곳으로 나가기만 하면 물놀이 할 수 있는 비치가 있었던 것이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시카고에서 관리하고 있는 미시간 호수의 해수욕장은 미국 내에서 단일 도시과 관리하는 규모로는 가장 큰 수상구조대가 지키고 있다고 한다. 또, 도시를 끼고 있는 물 (waterfront)로 따지면, 미국 내에서는 가장 깨끗하고, 전 세계적으도 스톡홀름 다음으로 가장 맑다고 한다. 겨울철의 강한 바람으로 저 모래가 다른 곳으로 떠내려가서 매년 수십톤의 모래를 채워 넣고 있다고 나와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Chicago_beaches)

 

아무튼, 애들은 이것이 시카고 인지, 대전 유등천인지, 아니면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미시시피 강가인지 상관할 것도 없이, 신나게 뛰어 놀고, 모래 퍼서 놀면서 시간을 보냈다. 사진에서 다시 보니 또 느껴지지만, 높은 빌딩이 바로 옆에 있는 대도시 풍경과 함께, 민물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바다라고 해도 될만한 물가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은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다.

 

 

 

 

 

 

 

 

 

 

 

갑자기 생각나서 되는대로 모래성을 만들어 주었더니, 옆에서 놀던 어린애 둘이 와서 신기한 듯 같이 놀자고 한다. 유빈이는 마치 제가 크게 재미있는 장난감의 주인인냥 생색도 내고, 이것 저것 시키기도 하는데...

 

 

 

 

 

 

 

 

 

사진으로는 표가 나지 않지만, 애들 피부가 무척 검게 변했다. 그간 수영장 다닌 것을 생각하면 당연하다. 어릴 적 여름에 "보통"에서 놀다가 나도 피부가 벗겨지게 살을 태웠던 적이 많았는데, 애들도 살이 많이 타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고 데리며 다녔다. 나는 선크림 같은 것을 별로 신경쓰지도 않아 더 살이 시컴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규호 어릴적 보다는 덜 까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