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좋은 글

양서를 읽지 않는다면...

남궁Namgung 2010. 7. 1. 11:39

만약 내가 계속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처럼 유빈이의 성장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자녀 교육은 모두 아내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직장에서의 일에 더 에너지를 투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유빈이의 학교 생활이나 학교 후의 생활을 많이 지켜 보게 되고, 그러면서 유빈이의 성장에 때론 뿌듯한 생각이 들기도 하다가 어떤 때는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나 기대치가 다른 부모보다 훨씬 더 높은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유빈이가 만 일곱살이고, 배우고 성장해야 할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아있다는 생각을 자주 잊는 모습을 스스로 발견하거나, 아내의 말을 통해서 돌아 보는 기회가 많은 것을 보니, 나도 어쩔 수 없이 자식에 대해 훨씬 더 나은 모습을 바라는 평범한 부모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면서, 내가 애들 키우는 방법에 대해 잘 모르면, 다른 사람을 통해서 배워야 겠다는 생각을 최근에 하기 시작했다.

 

내 공부에만 매진하고, 내가 공부하고 책 읽는 모습만을 보여 줄 것이 아니라, 애들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경험이 많고, 연구를 많이 한 분을 통해서, 어떻게 자녀 교육을 시키는 것이 좋은 것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다. (아! 내가 이렇게 좋은 아빠였나???)

 


 

이곳 지역 도서관 홈페이지를 둘러 보다가 다음달 말에 레이프 에스퀴쓰 (Rafe Esquith)라는 유명한 선생님이 도서관에 방문해서 강연을 한다는 포스터를 봤다.

 

 

 

 

이 선생님 (실제 현직 교사)은 아마 미국에서도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선생님인 듯 하다. 예전에 아내가 LA의 한 학교 선생님의 "특이한" 교육 방식을 말한 적이 있었는데, 바로 이 선생님이었던 것이다. 학업적인 면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문학과 예술을 가까이 하면서도, 인내와 겸손과 같은 덕목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 선생님이신데, LA의 그리 좋지 않은 지역 학교에서, 조건이나 환경이 좋지 않은 학생들을 상대로 교육해서 학생들이 학업적인 면에서나, 다른 예술적인 면에서도 부각을 들어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해서, 대학 도서관 홈페이지를 검색했고, 그 중 책 한권을 대출받았다.

 

 

책에서는 자녀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 교육현장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경험을 토대로 이런 저런 조언과 참고 자료를 제시해 주고 있다.

 

몇몇 조언들, 특히 TV를 멀리 하게 하라 던가, 책을 많이 읽도록 하라, 부모나 교사가 본보기가 되라 같은 내용들은 익히 알고 있었던 것이라도, 직접 경험한 사례 등을 토대로 말하고 있어, 더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자녀들이 이기적이 되지 않고 남을 먼저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겸손할 수 있도록 하라는 등의 조언도 빼 먹지 않는다.

 

무엇보다, 부모들이 자녀들과 같이 읽을 수 있는 책, 혹은 같이 시청할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하고 있어, 꼭 빌려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이미 그 중 몇권을 이미 대출을 받아 놓았다. (실제 읽는 것과는 별개일 수 있지만...)

 

특히나, 책이 어렵지 않아, 읽기 편했다. 특히나 아이들은 그냥 풀어 놔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나 주위 사람들의 적극적인 지도와 관심으로 인성이 다듬어 질 수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갖게 하는 책이다. 나도 유빈이가 다른 무엇보다 책을 항상 주위에 놓고 손에 쥐는 습관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이 가장 큰 데, 이 책에서 인용한 아래 문구는 책 전체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글이다.

 

"The man who does not read good books has no advantage over the man who can't read them." - Mark Twain

 

즉, 좋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글을 못 읽는 사람보다 나은 것이 없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이다.

 

아! 가슴을 확 후려치는 말이다. 좋은 글, 좋은 책을 읽지 않고, 읽지 못하는 바에야, 아예 글을 모른 사람 보다 나을 것이 뭐가 있겠는가. 나도 양서를 많이 골라서 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지만, 유빈이나 혜빈이도 좋은 책을 골라서 읽을 수 있도록 추천해 주고, 또 좋을 책을 고를 수 있는 방법도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