셉티드, 두번째
누군가가 범죄와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싶다면서 연락을 하시면 많이 도와드리고 싶지만, 사실 아는 분야와 범위가 작아 그렇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반갑습니다. 호칭이야 편하신 대로 부르시면 되지만, 아무래도 아직은 좀 쑥스럽네요. 그리고, 다른 분야도 잘 알지 못하지만, 이 분야는 정말 문외한에 가까워서 답변 드리기가 정말 조심스럽습니다. 모른다고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도 자료 찾기가 마땅치 않으신 형편인 듯 하여, 이전 메일과 같이 추측에 가까운 답변을 해야겠습니다.
일단, 여기 범죄학과는 크게 criminology 혹은 criminal justice로 나눠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전자는 순수 이론이라 할 수 있어서 범죄이 원인을 찾는 것입니다. 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는지 다양한 이론을 공부하고, 그 신뢰성을 경험적으로 입증하는 것들을 공부하죠. 후자는 그 범죄에 대한 대처를 어떻게 하는지 연구합니다. 경찰, 검찰, 법원, 교도행정 등 각 형사절차의 운용과 그 효과성을 연구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관심 갖고 계시다는cpted는 이 중 후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이론적 배경을 물론 criminology에서도 배우겠지만, 많은 이론 중 하나에 속하겠죠. 주위 환경을 변경함으로써, 사람의 이동이나 범인의 활동을 제약하고, 그럼으로써 범죄를 예방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나 큰 공사에 참여하는 설계, 건축 관련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범죄 예방은 경찰과 밀접하기에 경찰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씨께서 자료를 찾으실 때 criminal justice를 강조하는 대학에 들어가 이 분야에 초점을 두고 공부하시건, 건축 설계 도시공학 등을 전공하면서 범죄학적 이론이나 경찰활동을 약간 가미하는 방법으로 연구하는 방법이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물론, criminology나 criminal justice에 들어가셔서 다른 범죄학 분야를 두루 공부한 후 cpted에 초점을 둘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 이지혜씨께는 불필요하거나 흥미롭지 않은 것들을 수강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이것도 무엇을 희망하시느냐에 다르지 않을까요. 국내 형편은 잘 모르겠지만, 범죄학을 공부해서 박사학위 후 교수직을 희망할 경우, 미국 시장은 아직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 분야, 즉 cpted 실무자로서의 전망은 솔직히 전혀 모르겠습니다. 국내에서는 도입된지가 얼마되지 않아, 그래도 몇년은 관심을 끌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거없는 추측을 해볼 정도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도움 안되는 답변이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몇자 적습니다. 혹시 아실지 모르겠는데, 용인대 박** 교수님이 현재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이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 선배인데, 영국에서 이 분야로 박사학위를 받으셨죠. 영국도 괜찮다면, 이 분께 문의하시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잘 찾아 보시고, 다른 사항 있으면 또 연락주세요.
그럼...
남궁 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