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and the English Language (by George Orwell)
여름이면, 항상 글 쓰는 법에 대한 책이나 글을 읽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학기 중에 과제로 제출한 글들의 품질로 볼 때, 그렇게 읽었던 글들이 나의 실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혹시 나중에 확... 성장할 지도 모른다는 한가닥 희망을 붙잡고 한권, 두권 읽고 있다. 그런데, 이런 책들이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다. 다른 전공서적들을 아무래도 읽으면서 뭔가 외워야 할 것 같고, 필기해야 할 것 같고, 진지하게 읽어야 할 것 같은데, 이런 책들이나 글은 그냥 쭉... 읽어도 재밌고, 또 그러는 와중에 큰 것을 배운 것 같은 뿌듯함도 준다. 그러면서도,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기술"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실용적이기도 하다.
얼마 전에 한 대학의 롸이팅 랩에서 유용한 글이라며 링크를 걸어 놓은 글이 있었다. 이름도 유명한 조지 오웰 (George Orwell)이 60년도 이전에 쓴 글인데, 엊그제 도서관 컴퓨터 랩에 들러 인쇄를 해서 읽었다. 길지도 않으면서, 정말 기본적인 내용인 것도 같은데, 유명한 사람이 쓴 글이라서 그렇게 느껴지는지는 몰라도, 정말 머리에 새겨 두고, 숙제 할 때마다, 논문 쓸 때마다 유념하고 써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http://www.mtholyoke.edu/acad/intrel/orwell46.htm
또 이런 글을 읽으면서, 글쓰기는 어느 언어든, 아니 최소한 영어로 글쓰기나 우리말로 글 쓰기나, 그 도구가 다를 뿐 원칙은 비슷하다는 점도 알게된다. 주어가 오는 자리, 동사가 오는 자리, 사용하는 알파벳이나 어휘 등은 다르지만, 어떤 식으로 논리를 전개해야하는지, 단어 선택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큰 원칙은 대부분 비슷하지 않나 싶다.
또, 그러면서, 반세기 이전에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자기네의 언어가 타락하는 것을 걱정하는 작가가 있었다는 것이 흥미롭기도 했다. 우리도 한글이 타락하고, 오염된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얼마나 많던가. 내가 어린 학생 때도 그런 말을 자주 들었던 것 같은데, 특히나 인터넷, 휴대폰 등의 등장으로 그런 우려는 더 해진 것 같다. 어디 우리나라 뿐일까. 60여년 전에 조지 오웰도 영어가 오염된다는 우려를 했었는데, 그 오염도가 지금은 더 심하면 심했지 나아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 뉴스를 보니, '경희대 패륜녀'라 해서, 학교에서 일하시는 분께 막말을 해 댄 여학생 문제가 이슈가 된 듯 하다. 그 여학생이 글로 한 것은 아니었고, 말로 했지만, 결국 그런 "현상"을 가져 온 수 많은 이유 중에서 분명 우리 언어의 타락 내지는 오염도 한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봤다.
아래 조지 오웰의 글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글이 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언어 또한 그리 된다 (When the general atmosphere is bad, language must suffer).'
'생각이 언어를 오염시킨다면, 언어 또한 생각을 오염시킨다 (if thought corrupts language, language can also corrupt thought).'
그러면서, 조지 오웰은 당시 독일이나 러시아, 이태리 등도 독재로 인해 사회적인 분위기는 물론 언어도 쇠퇴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다. 요지는, 언어 스스로 타락하거나 발전하는 것은 아니고 사회나 정치의 반영일 뿐이며, 그로 인해 쇠퇴한 언어는 다시 사상 혹은 생각도 타락시키거나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겠다.
모든 문제의 원인을 정치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을 수 있지만, 정치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가시적이고 눈에 잘 띄이는 분야이며, 우리 사회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치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TV, 라디오, 신문과 같은 언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그들이 가장 앞서 현실을 개탄하지만, 과연 그들에게 그럴 자격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정치와 언론은 어떤 면에서 우리 사회를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들이 원인이고, '경희대 패륜녀'나 언어의 타락이 결과라고 잘라 말 할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정치와 언론이 '경희대 패륜녀'와 같은 현실을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치나 언론이 국민에게 자주 비쳐짐으로 인해서, 또 다른 타락과 오렴과 쇠퇴를 초래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은,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겠다. 나는 평소 올바른 말을 하고, 올바르게 글을 쓰고 있는지 되돌아 볼 일이고, 나는 아이들에게 옳은 방법으로 말하고, 옳은 말 하는 법을 가르치지는 살펴 볼 문제다. 나는 평소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냉소적이지 않고, 항상 존중하면서 주의 깊게, 사려 깊게 하는지 반성할 일이겠다.
A scrupulous writer, in every sentence that he writes, will ask himself four questions, thus: 1. What am I trying to say? 2. What words will express it? 3. What image or idiom will make it clearer? 4. Is this image fresh enough to have an effect? And he will probably ask himself two more: 1. Could I put it more shortly? 2. Have I said anything that is avoidably ugly?
The great enemy of clear language is insincerity. When there is a gap between one’s real and one’s declared aims, one turns as it were instinctively to long words and exhausted idioms, like a cuttlefish spurting out ink. . . . When the general atmosphere is bad, language must suffer. I should expect to find – this is a guess which I have not sufficient knowledge to verify – that the German, Russian and Italian languages have all deteriorated in the last ten or fifteen years, as a result of dictatorship.
But if thought corrupts language, language can also corrupt thought.
What is above all needed is to let the meaning chose the word, and not the other way around. . . . When you think of a concrete object, you think wordlessly, and then, if you want to describe the thing you have been visualizing you probably hunt about until you find the exact words that seem to fit it.
I think the following rules will cover most cases:
(i) Never use a metaphor, simile, or other figure of speech which you are used to seeing in print.
(ii) Never use a long word where a short one will do.
(iii) If it is possible to cut a word out, always cut it out.
(iv) Never use the passive where you can use the active.
(v) Never use a foreign phrase, a scientific word, or a jargon word if you can think of an everyday English equivalent.
(vi) Break any of these rules sooner than say anything outright barbarous.
I have not here been considering the literary use of language, but merely language as an instrument for expressing and not for concealing or preventing thought. . .
. . . the present political chaos is connected with the decay of language, and that one can probably bring about some improvement by starting at the verbal end.
- George Orwell, "Politics and the English Language," 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