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cer Club
나의 기대에 완전히 부합하는, 대단한 기량이었다.
이번 주 스프링 브레이크라서 집에 있는 터에 매주 화요일마다 유빈이가 하고 있는 사커 클럽에 아내와 함께 데리고 갔다. 그 동안은 학교 수업이 끝난 후에 김선생님댁 사모님이 그 아드님을 데려다 주시는 길에 같이 태우고 다니셨는데, 이번 주는 내가 기회가 되어 데리고 갔는데...
그 출구 실력은 역시나 였다. 아내가 이전에도 유빈이는 공을 따라 다니는 것이 아니라 애들이 우...하고 몰려 다니면 그 그룹을 따라 다닌다고 말하더니, 아직도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어제는 마지막 날이라서 특별한 훈련을 하는 것은 아니었고, 코치가 두 팀씩 두개 그룹으로 나누어 4분 정도씩 계속 번갈아 가면서 경기를 진행했다. 그나마 초반에는 좀 뛰어다니나 싶더니, 후반부 경기에는 아예 골문 앞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어쩌다가 공이 제 쪽으로 오면 그 우...하고 몰려 다니는 친구들한테 달려가지만 공이 유빈이 발에 닿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정말로, 어쩜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런 것은 잘도 닮는지, 내가 어려서 어쩌다가 친구들과 축구 경기를 할 때면 항상 상대편이나 우리편 골문 앞에서만 있다가 그나마도 공이 오면 헛발질 하던 나의 모습과 (벌써)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과연 부모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유전으로 보이는) 저 "천성"을 바꿀 수 있을 것인지 상당히 의심스럽지만, 축구 경기에서 공을 차지 않고 와서도 재밌게 놀았다는 듯 신나 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섣부르게 예단할 것도 아닌 듯 싶다.
이날 혜빈이는 프리스쿨에 가서 나비를 만들어 왔다고 신나게 자랑을 한다. 종이 계란판을 잘라 만든 것인데, 온전히 헤빈이의 작품으로 보기에는 너무 훌륭하고, 아마도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만들었나 보다.
운동도 가르쳐야 하고, 예술도 가르쳐야 하고... 이곳에서도 사교육시키자면 한도 없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