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빈이 사는 법

네번째 생일

남궁Namgung 2010. 2. 28. 07:13

내가 아빠 자격이 있는건지 어떤건지 모르겠다.

 

왠지 모르게도 혜빈이 생일이 2월 26일인 것으로 계속 생각을 했다가, 엊그제서야 아내로부터 정정 받았다. 2월 27일이란다. 이전에는 애들 생일을 착각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정말 무슨 이윤지 하루 늦은 것으로 알았다. 아무튼, 하루 늦은 날로 착각하는 것 보다는 나았다.

 

아직 (당연하겠지만) 제 생일의 의미를 잘 모르고, 그저 파티하고 선물 받는 날로 생각하는 듯 하다. 엊저녁에도 생일이라고 말했더니, 당장 받고 싶은 선물의 종류를 댄다. 팅커벨이 그려진 신발이 되었다가, 제 오빠의 꼬임에 넘어가 DVD를 사달라고 하다가, 다른 뭔가를 말하곤 했는데... 결국 오늘 월마트에 가서 산 것은 비싸지 않은 애들용 화장품이었다. 역시 여자애라 할 수 없다. 그것이 뭔줄로 알고, 눈꺼풀에 알록달록 색칠하는 것 (전문용어는 모르겠음)을 고른다. 그리고, 그것이 맘에 드는지 오늘 다니는 내내 손에서 놓지 않고 아낀다. 부모로서는 이보다 더 효녀는 없을게다. 수십, 수백달러하는 장난감 사달라고 조르면, 그것도 참 난감할 텐데...

 

집을 나서면서 애들을 불러 세워 사진을 찍어 봤다. 오늘은 모처럼 만에 날씨가 무척 좋고, 기온도 푸근한 편이다. 그러고 보니, 2월도 다 갔다. 이제 3월이면 봄이라고 해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