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of the Week
유빈이가 지난 주 내내 집에만 있었다.
쌩뚱 맞기도 하지, 예방접종까지 다 받았었는데, 수두(chicken pox)에 걸린 것이다. 금요일에 학교에 다녀 와서는 잘 놀다가, 저녁에 교회에 애들 프로그램이 있어 데려다 주려고 준비를 시키는데, 몸이 가렵다고 해서 보니 몇군데 벌겋게 물집이 잡혀 있다. 나는 잘 감을 못 잡았는데, 아내는 보더니 아무래도 수두 같다며 며칠전 같은 증상을 보였던 자녀를 두신 이선생님 댁에 전화를 해 본다.
이 선생님은 한국에서도 의사선생님이신지라, 바로 가서 "검사"를 받았더니, 수두가 맞다시며 특별한 약은 없는 것이고, 긁어서 흉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면 된다고 하셨다. 예방 접종을 맞아도 수두에 걸리는 경우가 있지만, 그래도 아직 예방 접종을 받은 때로부터 오래되지 않아 심하게 앓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또, 혜빈이는 유빈이보다 접종 받은 시기가 더 최근이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바로 월그린 (Walgreens)에 들러 가려운 것을 가라앉히는 연고와 약을 사와서 발라 주었고, 그 다음 주 (그러니, 지난 주) 월요일에 학교 선생님께 이메일을 보내 사정 설명을 하니, 잘 치료 시키고 학교는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이메일이 왔다. 혹시나 싶어, 학교 간호사 (nurse)에게도 전화를 해서, 수두를 걸릴 경우 얼마나 집에 데리고 있어야 되는지 물었다. 이미 이선생님과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찾은 대로 물집이 생긴 곳에서 딱지가 떨어지고,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면 학교로 보내도 된다면서, 전화 주어서 고맙다는 말까지 덧붙인다. 그러고 보니, 나는 그냥 언제 다시 학교에 보내야 되는지 궁금해서 전화한 것인데, 학교 간호선생님 입장에서는 대단히 중요한 정보를 알려 준 것 같이 되었다.
아무튼, 그래서 지난 주 내내 하루도 학교를 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 다행, 이선새님 말씀대로 증상이 그리 심하지 않아서, 물집의 수도 많지 않았고, 보통 생길 수 있다는 두통 같은 증상은 아예 없었다. 그리고, 혜빈이도 제 오빠와 그리 붙어서 놀고 싸우고 했지만 (아직까지는) 감염의 의심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유빈은 처음 며칠은 집에서 논다고 정말 좋아라 하더니 수요일이 지나면서는 뭔가 밖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눈치를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다 낳았으니, 내일부터는 학교를 다시 보내려고 한다.
원래 지난 주에 학급에서 "Star of the Week"이니 사진 같은 것으로 큰 종이에 붙어 보내라는 레터가 있었는데, 그것을 못했다가 오늘 마감 전날에 다 마쳤다. 사진은 이미 뽑아 놓기는 했지만, 실질 작업은 오늘 오후 엄마와 아빠, 즉 아내와 내가 아이디어를 "짜아 내어서" 사진을 자르고, 큰 종이에 풀로 붙이고, 사진 밑에 조그만 라벨까지 붙여서 포스터를 완성한 것이다.
"이건 애들 숙제가 아니라, 부모가 숙제하라고 하는 것이네..." 라고 툴툴거렸더니, 아내는 우리나라에서는 더하다며 "즐겁게" 오리고 자르고 붙인다.
어쨌든, 엄마와 아빠도 고생했지만, 남궁유빈! 너도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