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에서 포용으로...
드디어 어제 (1월 20일) 오바마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되었다. 의사당 앞에 180만에서 200여만 명이 모였다고 하는데, 그렇게 다양한 인종이 모여서 축하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뉴스에서 전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기관장을 발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말하기도 했었지만, 고위 관료도 이렇게 다양한 인종이 임명되는 것이 전례가 없다고 한다. 이레 저레 역사적인 하루가 되었고, 앞으로 미국의 국정 운영이나 사회의 변화 측면에서 볼 때도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색깔로 그 사람의 인격을 "깡그리" 무시하고 차별한다는 것이 얼마나 원시적이고 야만적인 일인가. 그런데, 그런 일들이 거의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행해져 왔다. 지금도, 드러내 놓지는 않더라도 백인에 대한, 흑인에 대한, 아시안에 대한, 유대인에 대한 차별 혹은 편견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같은 인종이더라도 한국인이기 때문에, 일본인이기 때문에, 중국인 혹은 필리핀인이기 때문에, 학생이기 때문에, 노동자이기 때문에, 결혼하러 왔기 때문에 무시하고, 차별하는 일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뉴스에서 간혹 사라지지 않고 나오는 우리나라 일부 고용주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학대, 불법행위 등은 그 자체로 우리의 의식과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 의식과 수준이 발전하면서, 이른바 선진국에서는 그나마 드러내놓고 차별을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속으로야, 혹은 암묵적으로는 무시하고 차별한다고 하더라도 법과 제도적으로 드러내 놓고 그런 추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외국인 노동자 혹은 결혼을 위해 우리나라에 온 결혼 이주민 등에 대한 단단한 보호장치는 있을까? 아니면 우리가 그들을 우리와 같은 국민으로 (최소한 겉으로는) 생각할까? 우리나라에서 40-50년 후에 그런 결혼이주민의 자녀들이 대통령이나 다른 영향력 있는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있을까?
당선이 되고 나서도 그랬지만, 어제 취임식을 보면서 미국의 모습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한 것은 나 뿐이 아닐 것이다. 미국에서 보이게 보이지 않게 차별받고 무시받았던 한국인 이민세대와 다른 나라 출신의 이민자들, 무엇보다 노예로서 백인에 의해서 돈으로 거래되었던 조상을 가졌던 흑인들이 감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누군가 인터뷰에서 말하듯 이제 미국 사회도 본격적으로 배제(exclusion)에서 포용(inclusion)으로 바뀌는 것을 알리는 상징적인 날이 되길 바란다. 우리나라도 그런 날이 오길...
(** 저녁 파티에서 대통령 내외의 댄스가 또 화제고, 그 댄스의 배경이 된 부른 비욘세의 음악도 화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