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빈이 사는 법

추수감사절 레시피

남궁Namgung 2008. 11. 23. 03:18

 

영미권 국가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는 뭐니뭐니해도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일 것이다.

 

어느 나라든 한 해를 무사히 지냄에 감사하는 전통을 갖고 있는 듯 한데, 중국, 우니나라, 일본 등에서는 추석을 통해서, 그리고 영미에서는 땡스기빙을 통해서 주심에 감사하고 있다.

 

일찍부터 큰 마켓 등에서는 추수감사절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었고, 얼마 전부터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섞여서 이 나라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정말 명절인 것 같은 분위기다.

 

유빈이 킨더에서도 땡스기빙에 대해서 선생님이 얘기를 해 주고, 그에 대한 학습 활동도 하나 보다.

 

어제는 학교에 갔다 와서, 요리책이라면서 흰 종이 예닐곱장을 묶은 것을 내어 놓는다.

 

 

겉만 봐서는 학부모들을 위한 추수감서절 요리책인 줄 알고 별로 신경쓰지 않고 꺼내 놓기만 하고, 저녁에 읽어 보려고 했는데, 아내가 보더니 크게 웃는다. 왜 그런가 했더니...

 

레시피 북의 내용은 유빈이 킨더 반의 애들이 각각의 요리법을 설명해 놓은 것이었다. 예컨대, 터기 요리를 하는 법에 대해서 중국에서 온 친구 하우즈는 '대형마트 샘스에서 터키를 산 후 62분 동안 요리하고, 매쉬드 포테이토와 먹는다'고 설명했고, 숀의 경우에는 '터키를 사서 튀긴 후, 스토브에 굽는다, 대단히 뜨거운데, 그런 후에 먹는다'는 식으로 레시피를 만들었다.

 

 

 

스터핑, 매쉬드 포테이토 만드는 법에 대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적혀져 있다.

 

 

유빈이는 빵을 굽는 법에 대해서 맡았나 본데...

 

 

 

위에 나온 대로, 레시피가 아주 간단하다. "빵 만드는 방법 : 빵을 산다!"

 

그러고서 페이지 가득 그림을 그려서 마트에서 빵을 사서 차에 싣고 오는 그림을 그렸다. 미세스 카터도 빵을 그냥 사 오기만 하면 된다는 그 '참신한 발상'이 귀여웠는지 다른 애들과 차별되게 페이지 하나 가득 유빈이의 레시피를 넣어 놓았다.

 

나도 신기해서 한참 웃고 물어 보았더니, 빵을 사는 것이 아니라, 빵 재료(밀가루)를 사와서 집에서 만들어 굽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라고는 한다. 미세스 카터가 잘못 알아 들었는지, 아니면 그렇게 알아 듣고도 유빈이의 그림 때문에 실어 준 것인지는 몰라도, 그 배려에 고맙다.

 

미세스 카터의 그 배려 주심(giving)에 감사(thanks)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