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슬의 금요일
허리케인 아이크가 텍사스쪽으로 올라 오고 있어서,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방송, 신문에서 많은 소식들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태풍이 많이 북상하는 시기가 있듯이, 여기서도 허리케인이 많이 발생하고 소멸하는 시기가 있다고 하는데, 요즘이 바로 그런 때인가 보다.
워낙 덩치가 큰 허리케인이라 얼마전에도 1-200만명이 대피한다고 했는데, 이번 허리케인의 영향때문에 텍사스 지방의 많은 사람들(여기는 많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일이 백만명이다)이 다른 지방으로 피했다고 한다.
그 영향인지, 이곳도 아침부터 잔뜩 지뿌려있고, 비가 지금이라도 쏟아부을 기세다. 일기예보에도 천둥, 번개가 예상된다고 하니, 뭐가 오긴 오려는 모양이다.
금요일이다. 학교는 거의 토, 일요일 분위기다. 처음에는 금요일에 학교와서 이 분위기에 놀라기도 했었다. 평일(월-목) 같으면 주차장 빌딩 4층 꼭대기까지 올라와야 주차공간이 있는데, 금요일은 1층부터 자리가 넉넉하다. 도서관도 평소같으면 컴퓨터하는 학생, 뭔가 읽는 학생, 프린트하는 학생 등등으로 북적북적한데, 오늘은 고요하다.
학생들이 수업을 정할때도 분명 금요일을 피해서 수강신청을 할 것이고, 교수들께서도 그런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대개의 수업은 평일에 집중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사실은 그래서 금요일이 좋다. 나한테는 평일인데, 조용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고,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진짜(!) 주말이 기다려진다.
오후에는 과 박사과정생들을 상대로 리서치 윤리에 관한 설명이 있다. 미국 학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리서치를 수행할 때 윤리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고, 리서치 준비때부터 대학이든 기관이든 심사기구를 설치하고 있어서 그 자체에서 각종 제기될 수 있는 윤리문제를 심사한다고 한다. 그에 대한 설명회라는데, 아무튼 대부분의 모든 것이 처음인 나는 뭐든지 참석해서 듣고, 다른 자료를 찾아 보고 해야겠다.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높게 싸인 읽을꺼리들, 쓸 꺼리들 속에서 정신없다 보면 이렇게 일주일이 금방 지나간다. 가만 생각해보니 9월 지난 것도 벌써 한참이고...
학교 생활은 결국 이렇게 바쁘게 보낼 것이 분명하겠고, 이 속에서 정신 잃지 않고(?) 내 중심을 잡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겠다.